플랫폼 수수료와 부가세에 가려진 진짜 이익──서울 공유주방 사장 김태욱이 플랫폼별·브랜드별 매출 추적으로 흑자를 찾은 이야기
InvoiceFlow 편집부 · 2026년 6월 5일 · 읽는 데 약 15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공유주방. 좁은 복도를 따라 작은 주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그중 한 칸이 김태욱 씨(38)의 일터다. 그는 매장 손님을 받지 않는다. 오직 배달만 한다. 흔히 '고스트 키친(공유주방)'이라 불리는 형태다. 김태욱 씨는 이 한 칸의 주방에서 두 개의 브랜드를 운영한다. 하나는 매콤한 닭볶음탕 전문 '불막창닭', 다른 하나는 건강식 도시락 '데일리보울'. 같은 주방, 같은 사람, 다른 두 개의 간판이다.
주문은 세 갈래로 들어온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그리고 직접 만든 자체 주문 앱. 세 채널에 두 브랜드를 곱하면 여섯 갈래의 매출 흐름이다. 월 매출 합계는 약 8천만 원. 숫자만 보면 잘나가는 사업이었다.
"그런데요, 누가 저한테 '그래서 한 달에 얼마 남아요?'라고 물으면 대답을 못 했어요. 매출 8천만 원은 아는데, 거기서 플랫폼 수수료 떼고, 배달비 떼고, 부가세 떼고, 식자재비 떼고 나면 진짜 얼마가 남는지를 몰랐던 거예요. 어느 브랜드가 효자고 어느 채널이 적자인지도 깜깜이였고요."
플랫폼 수수료와 부가세, 매출을 가린 두 겹의 안개
배달 사업의 정산은 일반 매장보다 훨씬 복잡하다. 고객이 결제한 금액이 그대로 사장의 통장에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 중개 수수료. 플랫폼은 주문 중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뗀다. 플랫폼과 요금제마다 비율이 다르다.
- 결제 수수료. 카드·간편결제 수수료가 또 붙는다.
- 배달비. 라이더 배달비 일부를 업주가 부담하기도 한다.
- 광고비. 상단 노출 광고를 하면 그만큼 또 나간다.
- 부가세(10%). 고객이 낸 음식값에는 부가세가 포함돼 있다. 이건 사장의 매출이 아니라, 사장이 잠시 보관했다 나라에 내는 돈이다.
김태욱 씨를 가장 헷갈리게 한 건 부가세였다. "플랫폼 정산서에 찍힌 금액에 부가세가 포함된 건지 별도인지, 수수료에 붙는 부가세는 또 어떻게 처리하는 건지… 매출은 큰데 부가세 신고철만 되면 머리가 하얘졌어요. 한 번은 부가세 낼 돈을 미리 떼어두지 않아서, 신고 때 목돈이 빠져나가 자금이 휘청한 적도 있어요."
두 개의 브랜드가 한 주방·한 사업자등록번호 아래 있다 보니 더 복잡했다. 닭볶음탕이 잘 팔리는 건지 도시락이 잘 팔리는 건지, 배민이 나은지 쿠팡이츠가 나은지, 자체 앱이 정말 수수료를 아껴주는 건지 — 모든 게 한 통장 안에서 뒤섞여 분간이 안 됐다.
'매출'이 아니라 '채널·브랜드별 순이익'을 봐야 했다
전환점은 같은 공유주방을 쓰는 옆 칸 사장의 한마디였다. "태욱 씨, 배달 장사는 매출이 아니라 '채널별 마진'으로 봐야 해. 같은 음식을 팔아도 배민에서 파느냐 자체 앱에서 파느냐에 따라 남는 게 천지 차이거든. 그걸 안 나눠 보면 평생 매출만 크고 돈은 안 남는 거야."
김태욱 씨에게 필요한 건 세 가지였다. (1) 플랫폼별·브랜드별로 매출을 분리해 기록하는 체계, (2) 수수료·배달비·광고비를 채널별로 차감해 진짜 마진을 계산하는 방법, (3) 부가세를 매출에서 미리 분리해 따로 보관하는 습관. 머릿속과 통장 잔고만으로는 절대 안 되는 일이었다.
InvoiceFlow로 만든 채널·브랜드별 매출 추적
그가 찾은 도구가 스마트폰으로 매출·청구를 정리할 수 있는 앱 'InvoiceFlow'였다. 김태욱 씨는 우선 다중 사업 프로필 기능으로 두 브랜드를 분리했다. '불막창닭'과 '데일리보울'을 각각 별도의 프로필로 만들어, 매출과 통계를 따로 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각 브랜드 안에서 플랫폼별로 매출을 기록했다. 매일 또는 매주 정산서를 보고, 채널별 총매출과 차감 항목(수수료·배달비·광고비)을 입력했다. InvoiceFlow에서 품목·항목별로 금액을 분리할 수 있으니, 한 줄에는 '음식 매출', 다른 줄에는 '플랫폼 수수료(차감)'를 적어 진짜 입금액(순매출)을 명확히 했다.
| 채널 | 고객 결제(예시) | 각종 수수료·배달비 | 실수령 마진 |
|---|---|---|---|
| 배달의민족 | 높음 | 중개+결제+배달비+광고 | 중간 |
| 쿠팡이츠 | 높음 | 중개+결제+배달비 | 중간 |
| 자체 주문 앱 | 다소 낮음(할인 유도) | 결제 수수료만 | 가장 높음 |
몇 주를 기록하자 안개가 걷혔다. "충격이었어요. 같은 닭볶음탕을 팔아도, 자체 앱으로 들어온 주문이 남는 게 훨씬 많았어요. 플랫폼 수수료가 그만큼 컸던 거죠. 반대로 광고비를 많이 쓴 채널은 매출은 큰데 실속이 없었고요. '매출 8천만 원'이라는 한 덩어리 안에, 효자와 적자가 같이 들어 있었던 거예요."
브랜드별 진실: 한쪽은 효자, 한쪽은 빛 좋은 개살구
브랜드를 나눠 보니 더 선명했다. 매콤한 '불막창닭'은 객단가가 높고 재주문율도 좋아 마진이 탄탄했다. 반면 건강식 '데일리보울'은 신선 식자재 원가가 높고 폐기율도 있어, 매출 비중에 비해 남는 게 적었다. 김태욱 씨는 데일리보울의 메뉴 구성과 가격을 손보고, 마케팅 예산을 불막창닭과 자체 앱 쪽으로 재배분했다.
부가세, 매출에서 미리 떼어 따로 보관
김태욱 씨가 가장 크게 안심한 건 부가세 관리였다. 그는 InvoiceFlow에서 매출을 기록할 때 공급가액과 부가세(10%)를 항상 분리해서 봤다. 그리고 매출이 들어올 때마다 부가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별도 통장으로 옮기는 습관을 들였다.
"부가세는 제 돈이 아니에요. 고객이 낸 걸 제가 잠깐 들고 있다가 나라에 내는 거죠. 그걸 제 돈인 줄 착각하고 다 써버리니까 신고철에 휘청였던 거예요. 이제는 매출의 부가세 분을 미리 떼어 따로 보관하니까, 신고 때 그냥 그 통장에서 내면 돼요. 자금이 흔들릴 일이 없어졌어요."
또한 자체 앱 주문 중 사업자 고객(기업 단체주문 등)에게는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데, InvoiceFlow에서 해당 거래를 분리해두니 홈택스 발행 시 어떤 매출에 세금계산서가 필요한지 헷갈리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 배달 매출과 사업자 거래 매출이 명확히 구분됐다.
결과: 진짜 이익이 보이자 경영이 시작됐다
채널·브랜드별 추적을 시작한 지 6개월. 김태욱 씨의 사업은 매출이 아니라 '이익' 중심으로 재편됐다.
- 진짜 순이익 파악: 가능해졌다. "한 달에 얼마 남아요?"에 이제 정확히 답할 수 있다. 매출 8천만 원 뒤에 가려졌던 실제 이익률이 숫자로 보인다.
- 자체 앱 주문 비중: 확대. 마진이 가장 좋은 자체 앱으로 단골을 유도하는 쿠폰·적립 전략을 강화했다. 같은 매출이라도 남는 돈이 늘었다.
- 적자 채널·메뉴 정리. 광고비 대비 실속 없던 채널의 광고를 줄이고, 마진 박한 메뉴를 개편했다.
- 부가세 자금 충격: 해소. 부가세를 미리 분리 보관해, 신고철 자금 위기가 사라졌다.
- 부가세 신고 준비: 대폭 단축. 채널·브랜드별 매출과 세금계산서 거래가 정리되어 신고 자료 작성이 빨라졌다.
"매출을 늘리려고만 했던 게 잘못이었어요. 배달 장사는 매출 키우기는 쉬워요. 광고 때리고 할인하면 주문은 늘죠. 근데 그게 다 남는 장사는 아니거든요. 채널별·브랜드별로 진짜 마진을 보니까, 비로소 '경영'이라는 걸 하게 됐어요. 안 보일 땐 그냥 바쁘게 일만 했던 거고요."
백업/복원으로 거래·정산 데이터 지키기
김태욱 씨는 채널별 정산 기록과 거래처 정보를 정기적으로 백업한다. "공유주방 사업은 데이터 싸움이에요. 어느 채널이 언제 얼마를 정산했는지 기록이 없으면, 플랫폼 정산 오류가 나도 못 잡아요. 청구·정산 데이터가 제 사업의 증거이자 자산이죠."
배달·공유주방 사업을 하는 사장님들에게
"배달 장사에서 '매출'은 착시예요. 고객이 낸 돈에는 플랫폼 수수료도, 배달비도, 부가세도 다 섞여 있으니까요. 진짜 봐야 할 건 채널별·브랜드별 순마진이에요. 그걸 나눠 보면 어디서 돈이 새고 어디가 효자인지 한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부가세는 꼭 미리 떼어 따로 보관하세요. 그건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었으니까요."
김태욱 씨가 찾은 흑자는 새로 만든 게 아니었다. 매출이라는 한 덩어리 안에 처음부터 있었지만,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이익이었다. 역삼동의 작은 주방 한 칸에서, 그는 오늘도 두 개의 간판 아래 진짜 남는 장사를 굽고 있다.